훈련할 때의 땀 한 방울은, 실전에서의 피 한 방울이다
오늘 주제는 제 글을 오랫동안 보아온 수험생들이라면 정말 지겹다고 느낄 수 있을듯 합니다. 사실 여태 전 거의 같은 말을 서로 다른 표현, 다른 예시를 들어 설명해왔을 뿐입니다. 전쟁사, 역사, 시사, 철학, 법학 등등 정말 다양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예시로 들고왔지만, 보통 이야기하는 주제는 같았습니다.
사실 수능 국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의미를 서로 다른 표현으로 조금씩 변형해서 낼 뿐이지, 완전히 새로운 주제나 의미를 내기 힘듭니다. 그랬다간 치열한 소송전에 휘말릴 것이니까요. 문학이 특히 이러한 성향이 강하고, 비문학 지문에서도 같은 주제를 의미하는 다양한 표현을 쓸 뿐입니다. 그것을 잘 캐치만 한다면 어려운 비문학 지문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서론이 또 길었네요. 곧장 제목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겠습니다.
https://democracy.seoul.go.kr/front/freeSuggest/view.do?sn=182936&searchUseYn=Y&searchCondition=&searchCondition2=1&searchCondition3=&searchKeyword=&sRegDateS=&sRegDateE=&sKind=M&pageIndex=1&sSuggest_divi=&suggestask_sn=
저도 한창 수험생일 때, 학원 선생님께 이런 말씀을 자주 들었습니다. "훈련은 최대한 실전같이 해야지 나중에 실전에서 피보지 않는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이런 류의 이야기를 자주 들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6,9평 말고도 사설 모의고사나 교육청 모의고사를 많이 치르는 이유도 결국 이런 이유겠죠.
실제 전쟁에서도 '훈련 때의 땀 한 방울은 곧 실제 전쟁에서의 피 한 방울이다'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저는 지난 여러 편의 글에서 과거 제 수학 성적이 '5등급' 이었음을 말씀드려왔습니다. 당시 5등급이던 수학 실력은 정말 5등급에 걸맞는, 잘못된 방법으로 수학을 공부하던 저에게 딱 알맞는 대가였습니다.
우선 평소에 개념이나 기출 문제 공부를 거의 안했습니다. 그러고선 항상 수학 모의고사를 칠 때마다, 한 15번까지는 그냥 알음알음 풀고 조금만 난이도가 있는 문제라던지, 개념을 모르면 아예 접근을 못하는 문제가 나오면 시험 시간때 "이걸 어떻게 풀지...."하고 고민하다가 남은 시간을 다 날려먹었었습니다.
그런데 재밌게도 재수 학원에서도 이런 태도를 가진 수험생들이 상당히 많이 보이더군요. 평소에는 공부를 안하다가, 항상 모의고사를 풀때 시험 시간에 공부를 하는 친구들이 많았었습니다. 저도 그런 친구들 중 한 명이었고요.
간단히 말해서 뭐다? 평소 훈련때 실전처럼 문제를 푸는 연습을 안해두니까, 막상 실전에 들어가서 모의고사를 풀면 어버버 하다가 시간을 다 낭비해버리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시간을 낭비하면 1등급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남들은 실전처럼 훈련해서 빠르게 풀어제끼고 있는데.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18010912161
만약 전쟁 발생 전 마치 실제 전쟁이 일어난 것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훈련을 많이 받은 군인들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들은 훈련할 때마다 지휘관을 많이 원망했을 것입니다. "왜 이렇게 빡세게 하냐, 실제 전쟁이 터진 것도 아닌데. 좀 쉬엄쉬엄하자" 라는 불평을 할 법 합니다.
역사적으로 이런 지휘관들은 일선 병사들에게 훈련 시에는 원망의 대상이 되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전쟁이 터지고 나면, 그렇게 빡센 훈련을 거친 병사들은 과거 자신들을 훈련시켜준 그 지휘관을 그리워한다고 합니다. 그때 그 순간에는 힘들었지만, 그 덕에 지금 실제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요.
때문에 훈련에서의 땀 한 방울은 곧 실제 전쟁에서 흘릴 피 한 방울을 대신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훈련에서 실제 일어날법한 다양한 상황을 미리 체득하고 연습해둔 병사들은, 전쟁이라는 긴박하고 급박한 순간 당황하지 않고 정확하게 자신이 해야할 일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만약 수능 시험들에 제한시간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딱히 자습시간에 열심히 여러 유형의 문제를 미리 풀어볼 필요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냥 시험이 닥치면 그때부터 고민하면 됬었을 테니까요. 그러나 수능은 '미리 준비된 학생'이라는 전제를 깔고 제한시간을 걸어둔 것입니다.
그러니까 만약 여러분이 1등급 정도를 노리려면, 전광석화처럼 문제를 풀지는 못할지언정 쓸데없는 문제에서 쓸데없는 고민을 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즉, 전쟁에서 훈련이 있듯이 시험 전에 연습하는 것은 시험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가지 돌발상황, 여러가지 유형에 대해 훈련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자습시간에 그런 유형에 대한 고민을 안하고 편하게 시간을 보냈었다면, 시험 당일날 정말 피똥을 쌀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여러분이 자습 시간에 다양한 유형을 미리 겪었으며 각 유형에 대한 대비, 준비가 되어있다면, 시험시간에 문제를 보자마자 콧방귀를 뀌고 바로 풀어나갈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시간을 단축하면서도 정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습시간때 고생한만큼, 시험 당일에는 편할 것입니다. 시험 시간은 편안하게 여러분이 준비한 내용을 아낌없이 토해내는 시간이지, 새로운 유형에 막혀서 고민을 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은 거꾸로 자습 시간을 편하게 보내고, 시험 시간에 공부를 하고 있더군요. 저도 그랬었고요.
주객전도입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단어이죠. 그러니 여러분인 오늘 제가 쓴 제목의 말을 명심하면서 공부를 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쟁사 시리즈
https://orbi.kr/00020060720 - 1편 압박과 효율
https://orbi.kr/00020306143 - 2편 유추와 추론
https://orbi.kr/00020849914 - 번외편 훈련과 숙련도
https://orbi.kr/00021308888 - 3편 새로움과 적응
https://orbi.kr/00021468232 - 4편 선택과 집중
https://orbi.kr/00021679447 - 번외편 외교전
https://orbi.kr/00021846957 - 5편 공감과 상상
https://orbi.kr/00022929626 - 6편 정보전
https://orbi.kr/00023174255 - 7편 실수와 인지오류
https://orbi.kr/00023283922 - 번외편 발상의 전환
https://orbi.kr/00023553493 - 8편 준비와 위기대응
https://orbi.kr/00023840910 - 번외편 비전투병과
https://orbi.kr/00024082234 - 9편 예상과 예측
https://orbi.kr/00024160983 - 10편 신뢰성
https://orbi.kr/00024418374 - 번외편 보안
https://orbi.kr/00024715925 - 11편 기출분석
https://orbi.kr/00025035755 - 12편 파일럿 교육 양성
https://orbi.kr/00025121266 - 13편 인적자원과 교육
https://orbi.kr/00025579054- 14편 설계사상
https://orbi.kr/00026239605 - 15편 독소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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