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ji_Zero.M.D. [14661] · MS 2003 · 쪽지

2015-01-23 15:31:35
조회수 9,374

의료의 꽃, 내과. 그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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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믿는 예, 본과생들이 많군요


이런건 통계자료가 없으니 가장 신뢰도 떨어지는 Case study로 근거를 대체합니다.

저 입학할때만 해도, 펠로우 제도는 빅3 정도에서 이제 자리잡아가는 정도에 불과했어요.
대학병원 스텝에 생각이 있는 사람만 하는 제도요.

요즘이요?
대다수의 Surgery 파트랑 내과는 펠로우 안하면 일자리가 없어요.
'구직난' 에 시달린다는 말입니다.

4년간 개같이 일하면서 내시경, 초음파 하나 못배우고, 수술 몇 건 못해보고 나오니 펠로우를 안할 수 없죠.
봉직시장에서도 뭐든 할 줄 아는 사람을 뽑으려고 하니까요.
거기다 페이는 물가상승대비 감소가 아니라 진짜로 '절대 수치'가 뚝뚝 떨어지고 있지요.

다수의 학생들이 착각하는게, 내과가 인원이 많긴 하지만 한해 전문의 3500명 중 내과는 700명 정도에요. 성적도 지금까지는 중간정도는 되어야 할 수 있었구요. 워낙 환자풀이 많으니까요.
근데 올해 추세가 바뀌었죠.
4년동안 힘들게 수련받는것도 모자라, 기술 배우려 2년간 추가로 전공의와 다를 바 없는 펠로우 해야되고, 그렇게 나와봤자 일자리는 점점 줄어듭니다. 있는 일자리마저도 페이가 자꾸 내려가구요.

실제로, 3년 전만 해도 소화기내과 펠로우는 서울, 경기권에서 괜찮은 자리 골라 갈 수 있었어요. 
근데 지금은 위내시경 10분 컷해서 시간초과 케이스 쌓이면 월급 깎는 그런 개같은 자리밖에 없답니다.
거기도 자리가 없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가구요.
이런 상황인데 내과를 지원하겠습니까?

이건 상징적 의미가 큰게, 이미 다들 알고 있는 외과, 흉부외과 등의 과는 위와 같은 일을 진작에 겪었고, 
이제 의료체계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는 내과가 무너지기 시작했으니 앞으로는 더욱 암울할 거라는 거죠.
의사에게 암울한 것도 없진 않지만, 사실 가장 암울한 건 일반 환자들이에요.
의사들이야 자기 가족이나 지인이 아프면 인맥 동원해서 진료 보면 됩니다.
근데 그런 거 없는 일반 국민들은요? 



그에 반해, 생명과 별 관계가 없고 보험 진료의 비중이 적거나 QOL이 좋은 과는 그나마 페이 떨어지는 속도가 좀 덜한 편이지요.

생명을 다루는 과들은... 10년 잘 해도 한순간 실수하면 환자도 죽을 뿐더러 천문학적 배상금액 때문에 10년 공들인게 다 무너져 버립니다. 
진료볼 때는 3천원씩 받고 진료봐주고, 그러다 사고나면 3억 물어줘야 되는게 현실인거죠.

사고나서 3억을 물어주는게 이상한게 아니라 3천원짜리 진료가 이상한겁니다.


에휴.. 답답한 맘에 쓰다보니 글이 이상하게 튀었네요.
그냥 그러려니 해 주세요.
의사 말고 딴거 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현실인식은 제대로 하고 각자 그에 대한 대비를 하라는 의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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