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ji_Zero.M.D. [14661] · MS 2003 · 쪽지

2015-01-22 02:31:52
조회수 2,262

왜들 다투고 그러십니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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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워봐야 소용없어요.

애시당초 현대의료기기 허용에 관한 건은 한의학계에서 꾸준히 주장해 왔던 것이지만,
이제와서 그걸 허용하니 마니 하게 된 건 대기업의 이익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에요.

삼성메디슨이라는 회사가 있어요.
제가 전공의 4년 내내 붙잡고 있던 초음파 기계를 만든 회사죠.
근데, 초음파나 X-ray, CT 등과 같은 전문적인 의료기기들은 그 수요자가 정해져 있어요.
새로 개원하는 병/의원들이죠.
이전에는, 그래도 개원을 했을 경우 어느정도 병원이 유지되는 비율이 높았기 때문에 새로운 기기를 들여놓을 기회가 많았죠.

요즘은 상황이 바뀌었어요.
그런 검사기기를 가장 많이 써야 하는 내과의 몰락이 무서울 정도로 빨라지고 있죠.
내과만 그러겠어요? 다른 과는 이미 먼저 갔죠.
개원을 해도, 어느정도 환자를 봐 매출이 있어도, 건물 임대료, 기계 리스비, 직원들 월급 등등 하면 가져가는 건 얼마 안되거든요.

대기업 과장급 연봉 정도를 가져가게 되는데, 양심적으로 교과서적 진료를 하면 어김없이 날아오는 삭감 칼날에 제약회사 영업사원과 식사 한끼 한적 없는데도 허위제보만으로 리베이트 수수의사가 되는 등(실제 있는 사례입니다. 물론 리베이트는 나쁜 것이죠) 동반되는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병원을 유지할 필요가 없죠.

그러다 보니 의료기기 회사들은 매출을 낼 데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찾은 길이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를 허용하자는 거죠.
겉으로는 국민 편의를 위한다는 둥 번지르르한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편의를 위할 거였다면 왜 진작 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동안 의료계의 반대로 못했었다구요?
의료계에선 애초부터 쭉 반대입장이었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입장은 전혀 변한게 없어요.
변한건 의료기기회사들의 수익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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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을 전공한 저의 입장에서는, 한의학적 사고 체계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이해하려고 노력을 안 해 본건 아니지만,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더군요.
그래서일진 몰라도, 저는 한의학적 체계는 인정을 합니다. 제가 이해하지 못한 분야이니까요.

다만, 의학이든 한의학이든 환자를 '치료'하는데 있어서는 그 타당성이 입증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당성이라는게 뭐 꼭 현대의학적 지식이나 용어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통계적으로 유의'하면 돼요.
수백, 수천년간 입증되어 오지 않았냐는 질문은... 수험생이니까 가능한 거라 생각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거의 모든 의학적 치료 방법은 '대규모 변인 통제 연구'를 통해 보편적 다수의 사람에게 적용하였을 때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확인된 것들입니다.

한의학적 진단, 치료 방법을 통계적으로 검증하는데 의학용어, 의학지식이 뭔 필요가 있나요.

이러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백~수만명을 한의학적으로 어떻게 진단을 했고, 어떠어떠하게 치료를 했더니 몇%에서 유의하게 호전되는게 보이더라.

이거면 되죠. 뭐 다른 말 할게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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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찌됐건, 이번 건은 정권이 불시에 바뀌지 않는 한 그대로 허용이 될 듯 합니다.
그러면 그때부터는 선택은 국민들의 몫이에요.
다만 책임 역시도 선택한 사람에게 있다는 건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사실 지금도 마찬가지죠. 의학적 치료를 받든 한의학적 치료를 받든 선택의 자유가 있고 그 자유에 대한 책임도 본인에게 있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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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렐리아 · 473242 · 15/01/22 04:53 · MS 2013

    한의사들 의료기기 허용이 개인적으로는 몹시 마음에 들지 않고 할말도 많지만
    여기서 지지고 볶고 그래봐도 남는건 스트레스 뿐..
    대기업의 이익과 관련되어 있어서 통과되겠죠 이번 정부는 아예 그렇게 마음먹은듯 싶으니.
    여기서 떠들어 봤자 아무쓸모없으니까 그냥 발닦고 자요 여러분.

  • 아자의대 · 390439 · 15/01/22 06:52 · MS 2011

    정말 맞는 말이시네요.
    마지막 3줄의 말이 가장 중요한 듯....
    무슨 뜻인지는 현장에 있는 분들은 아실것임

    수험생들이 이해는 하려나.

  • 추억앨범™ · 6955 · 15/01/22 08:15 · MS 2002

    알고보면 저는 소위 말하는 "밥그릇 싸움" 과도 거리가 먼 위치에 있는데 옛날 글까지 소환해서 자꾸 밥그릇 싸움의 선두주자라는 낙인을 찍어버리더군요. 제가 하는 말이 그렇게 거슬리는지... 그래서 요샌 댓글 가능하면 자제하고 있어요.

    뭐, 어떻게든 되겠죠. 그래도 "의사들은 반대했었다" 라는 흔적은 남겨야 되지 않겠습니까. 의약분업의 예를 보면 사람들은 기억도 못 하긴 하지만요.

  • ⊙_⊙? · 230128 · 15/01/22 08:22 · MS 2008

    그 검증이란거 해보고 효과가 있으면 쓰자, 정말 당연한 말인데도

    수백년, 수천년 경험 무시하냐!! 혹은 비꼬기, 인신공격만 날아오더군요...

  • 바비캣 · 550539 · 15/01/22 08:39 · MS 2014

    헌재 2014. 7. 26. 외과의사의 한방침술행위에 대한 판결

    "의료법이 정하고 있는 '의료행위'는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관한 행위로서 의학적 전문지식이 있는 자가 행하지 아니하면 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행위이다. 한의학과 서양의학은 그 학문적 기초가 서로 달라 학습과 임상이 전혀 다른 체계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자신이 익힌 분야에 한하여 의료행위를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며, 훈련되지 않은 분야에서의 의료행위는 면허를 가진 자가 행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이를 무면허 의료행위와 달리 평가할 이유가 없다."

    이런내용이 있다고 합니다. 제가 찾아본건 아니고 게시물에 있는것 복붙했습니다.

    이런 판례가 있는데 .. 이해가 안됩니다.
    삼촌이 의대 6년 인턴1년 레지던트4년 군의관 3년 다녀오신후 fellow 2년을 공부하신 후
    의료기기 사용하여 환자를 진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의학장비와 현대의학을 공부하지 않은 한의사님들이 사용하겠다고 하는 건 이해가 안됩니다.
    지금의 한의학계에서의 돌파구는 차라리 한약판매권를 약사님들에게서 찾아오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좋은글 읽어 감사하구요.
    속상해서 댓글달게 되었습니다. 공부하러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