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양 [1212576] · MS 2023 (수정됨) · 쪽지

2025-02-06 14:02:20
조회수 551

대학 간다고 달라지는게 있을까

게시글 주소: https://gaemichin.orbi.kr/00071818487

학벌 컴플렉스 때문에 수능을 계속 보는 건 맞는데,

서울대를 간다 한들 행복해질까.


수능 끝나고 몇달 동안 공부 안하고 쉬기만 했는데,

막상 공부를 놓으니까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폰만 보면서 의미 없이 시간만 보내는 내 모습이 너무 자괴감 들더라.


친구를 만나도, 여행을 가도 이젠 예전만큼 신나지도 않고 속으로는 계속 미래에 대한 불안, 걱정만 가득하다.

여행을 가도 그냥 돈만 날리는 거 같아.


지겨운 게임은 이젠 해도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고,

그나마 즐겨 했던 rpg는 수능 공부에 독이고.

rpg를 안한다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어서 주변 친구들은 다 복학했거나 졸업반이다.

나만 뒤쳐졌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인걸 알지만 의지는 깃털보다 가볍다.


수능을 포기해야 할까.

학벌 컴플렉스는 사라지지 않을텐데.

수능을 포기한다고 행복해질까.

내 자존감은 항상 밑바닥이었는데.

그래서 내가 수능을 계속 봐왔고, 

그걸 포기하면 패배자라는 생각에 더 깊은 나락에 빠지지 않을까.


이게 수능중독인가 싶다.

수능을 계속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난 이거마저 놓으면 아무것도 남는게 없다.

남들이 대학가서 열심히 취업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 나는 하루종일 쇼츠나 보면서 쓸데 없는 밈 지식만 많아졌다.


내 전적대가 객관적으로 나쁘지 않은 대학이고, 수능 때 운이 좋아 성적을 잘 받고 간 대학이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다.

난 대학에서 너무 힘들었고, 거길 다시 들어간다고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그럼 공부를 해 병신새끼야.

근데 난 못하겠어 미안해. 너무 힘들어.


이 썩어빠진 마인드를 고치지 않는다면,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겠지.

그런데 20년동안 쌓아온 내 인생 그 자체를 어떻게 부정할 수 있나.

내가 이렇게 살아온 걸.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 행복해지고 싶댜.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