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안녕 [597020] · MS 2015 · 쪽지

2015-11-23 23:02:26
조회수 694

수능보고 처음 들어옵니다 오르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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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끝나고 교문을 나서서 먼저 본 오빠 얼굴에 울컥하고

잘본것같지도 못본것 같지도 않던 수능에서
그냥 모르겠다 어떻게 봤는지 감이 안잡힌다는 말만 하다가
문득 망했을것 같다는 생각에
인생이 땅 끝으로 꺼진것 같은 느낌에
현실 도피하고자 우선 핸드폰을 바꿨어요
잘봤느냐 물어보는 부모님 얼굴에 침뱉기 싫어
잘 모르겠다고만 대답하고 웃으며 저녁 먹고
집에 들어와 멍하니 앉아있다가
모두가 잠든 새벽에 혼자 일어나 가채점하다가
울컥했습니다
이런 점수를 위해서 머리 빠져가면서 공부한건지
자존심 앞세워 공부한 내가 너무나 원망스럽더군요
눈물도 안나왔어요 허무하고 진짜 이게 끝인가 싶어서
그냥 정말 그냥 아무런 생각이 안났어요
어떻게 살까 내일 담임한테 뭐라고 말해야 하나
잘보겠다고 큰소리 떵떵치고 왔는데
등급컷이 갑자기 올라서 최저를 못맞추면 어떻게 되나
재수학원을 알아봐야 하나 이 성적가지고 할수는 있으려나
온갖생각에 까만 밤이었습니다
다음날 학교에 가보니 울어서 눈 부은 친구들 몇몇 보이고
잘봤는데 티는 못내고있는 친구도 있었고
그냥 잔인했어요 현실이
저도 생각해보면 내가 열심히 한게 아니어서 이런 점수가 나왔구나
나는 이렇게될 운명이었던걸 왜 몰랐을까
자기비판으로 돌아오고
그냥저냥 논술준비하고 시험준비하니 벌써 수능 끝난지 10일이 지났네요

이번 시험 잘본 사촌이랑 괜시리 비교되고
부모님께 죄송하면서도 안좋은 결과로 내 노력이 평가절하된다는게 너무나 억울하고
한편으론 이게 내실력이구나 인정하려 하면서도
또 그건 잘 안돼요
세상에서 가장 느린건 후회랬는데
이렇게 공부하지말고 저렇게도 해볼걸 하는 후회만 하루종일
친구들 만나면 수능얘기할게 뻔하니 집에 틀어박혀 게임이나하고

모르겠습니다 뭘 위해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고
또 무엇을 위해 달려야 할지

그냥 새벽 감수성에 젖어서 몇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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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16학번 · 564072 · 15/11/23 23:18 · MS 2015

    가채점도 당황해 아예 못적어온 병신은 최저맞춘건지도 모르고.. 면접도 가고.. 차마 수능시험지 펴보지도 못하고... 수능문제 풀다 꿈에서 깨고..... 병신이 따로 없네요.
    N수생인 저는 정신을 못차리겠네요.. 그냥 없어지고 싶어요. 세상에서..

  • 짹쓴 · 557594 · 15/11/23 23:38 · MS 2015

    힘내 친구야 내가 이런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