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요약하는 법
2024년 8월 17일 토요일 오전에 온라인 수강생 전체에게 요약 과제를 추가로 부여했다.
과제 요약 내용은 '석명권'에 관한 글이다.
석명권은 법학에서 중요한 개념이며, 대부분의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잘 알지 못하는 주제이다.
요약하기 과제는 경영학이나 법학처럼 아이들에게 생소한 개념의 제시문을 제공한다. 이는 철학이나 논술 기출 주제가 나올 때, 아이들이 이전에 배운 작은 정보만으로 글을 억지로 쓰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습관이 이미 체화되어 있어, 결국 '이해' 자체를 하는 법을 잊어버리게 된다.
20명이 넘는 학생들이 이번 과제를 진행하면서 대체로 적절한 답안(비벼쓰기)을 제출했고, 나도 간단한 피드백만 추가하며 요약 과제를 마무리했다. 그런데 한 학생이 논술 공부와 독해력의 본질에 가까운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포스팅하면서, 다른 수업을 받는 논술 준비생들도 꼭 독해와 이해가 뭔지 깊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로 글을 적는다.
학생의 질문 요지는 "요약이라는 명목 하에 내가 어디까지 글을 수정하고 재생산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질문에 대한 답은 '요약'에 대한 정의를 보면 정확히 알 수 있다.
요약은 읽은 내용을 독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재구성해 간략히 줄이는 행위다. 줄이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으며, 대학 측에서 글자 수를 지정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자신의 방식'이다. 여기서 '자신의 방식'은 단순히 내용을 재구성하는 기술을 의미하는 게 아닌 본인의 언어 표현 방식을 의미한다.
즉 요약은 본인이 이해한 바를 자신의 언어로 기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시문을 이해하고
자신의 언어로 기술하는 것.
= 이게 논술에서 필요한 요약이다.
학생이 "어디까지 단어를 누락할 수 있으며, 본인의 언어인 능동적으로 소송을 지휘하는 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석명권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시,
"라면을 조리할 때, 먼저 냄비에 물을 넣고 가열하여 물이 끓기 시작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물이 끓으면, 건조한 면과 스프를 추가하고, 면이 충분히 익을 때까지 중불에서 끓입니다. 면이 익은 후, 불을 끄고 기호에 따라 추가적인 재료를 넣을 수 있습니다. 조리 과정 중에는 면이 서로 붙지 않도록 가끔 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 위 라면 조리 방법을 요약할 때, 고등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어떤 단어를 포함해야 하는지, 혹은 어떤 단어를 누락하면 안 되는지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1. "냄비에 물을 끓인 후 라면과 스프를 넣고 면이 익을 때까지 끓입니다. 익으면 불을 끄고, 면이 붙지 않게 저어주세요."
2. "물 끓인 후 면과 스프를 넣어 중불에서 익히고, 불 끈 뒤 추가 재료를 넣으며 면이 붙지 않게 저어줍니다."
1번 처럼 요약을 했든 2번 처럼 요약을 했든 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 석명권에 관한 제시문은 개념 자체가 복잡하므로, 글의 반복된 용어를 제거하고, 불필요한 문장을 생략하며, 용어의 재배치를 통해 요약을 진행할 경우, 채점자는 쉽게 요약의 질을 판단할 수 있다. 단순히 글자 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개념의 이해를 기반으로 하는 요약이 필요하다.
따라서 고려대학교 편입학 논술에서는 종종 복잡한 텍스트를 제시하여 1번 요약 문제를 출제한다. 많은 학생들이 문장 재배치 수준의 요약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고 2번 문제로 넘어간다. 그러나 채점자 입장에서는 본문의 핵심 키워드가 누락되더라도 내용의 이해가 바탕이 된 적절한 요약이 훨씬 우수한 답안으로 평가된다.
결국, 대학 측에서 요약하기 문항을 통해 물어보고 싶은 바는 이 학생이 제시문을 올바르게 이해했는가, 그리고 그 이해한 바를 잘 서술할 수 있는가다.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이해가 아닌 글자수를 맞추는 형식적인 요약(심지어 요약을 기술로서 가르치는 아주 요상한 학원과 논술 과외들)으로 하기 때문에 이해를 통해 본인의 언어로 서술하면 높은 점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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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한자리 남아서 예매했네요 ,, 재수 망했는데 그거라도 되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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