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J사(낙지)에 대한 오해와 표본 분석의 한계
<J사(낙지)에 대한 오해와 표본 분석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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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J사(낙지) 예측이 매번 틀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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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글을 올린데에 이어 오늘도 글을 하나 써봅니다. 나름 열심히 쓴 글이 무용하다는 댓글을 보니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너무 부연 설명 없이 이야기를 풀었나 반성도 하게 됩니다. 오늘은 좀 더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지난 칼럼에 대한 추가 설명이나 배경 설명이라고 이해하셔도 될듯합니다.
1. J사 모의지원 서비스에 대한 적합한 이해
J사 예측이 맞네 틀리네하는 논쟁은 대개 소모적입니다. J사 합격예상컷과 칸수에 집착하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J사의 모의지원결과는 우리가 처해있는 환경 그 자체입니다. 우리는 이 가상공간이자 가능세계 안에서 서로 눈치싸움을 합니다. 결국은 J사의 예측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J사의 ‘예측’인지 ‘설정’인지는 일단 논외로 치고요)
하지만 J사의 최종예상컷이 ‘정확히’ 맞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예측보다 한 명이라도 덜 들어오면 4칸이 붙고, 한 명이라도 더 들어오면 5칸이라도 떨어집니다. 극소규모과와 대계열 단위, 추합이 빈번한 과에서는 경쟁자수에 따라 입결이 들쑥날쑥합니다.
컷에 근접한 수험생들의 문제이지 그렇지 않은 수험생들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문제가 아니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7칸 이상 쓰는 수험생에게는 보통은 상관 없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점수를 최대한 안 남겨 쓰고 싶고, 이왕 비슷한 점수면 조금이라도 더 좋은 학교과 학과에 진학하고 싶은 것이 수험생의 마음이죠. 결국 누군가는 컷 언저리에서 큰 결심을 하게 됩니다. 저는 그러한 결심에 수험생 스스로가 조금이라도 설득력을 더할 수 있도록 제가 알고 있고, 이해하고 있는 것들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다시금 돌아와서 J사 표본 분석과 입시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결국은 주어진 표본 상황 안에서 내가 보고 있는 수치와 예측이 왜곡되거나 과도한 것은 아닌지 점검하고 경쟁자들의 추이를 살피면서 본인의 전략을 세워나가는 것입니다. 절대적인 기표를 눈 앞에 두고 펼치는 상대적인 경쟁입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오르비에서 저명한 입시 분석가로 활동 중이신 ‘학점 아닌 표점’님의 <입시 상대성 이론> 칼럼에 나와 있습니다.)
2. 순응해야 하는 부분
일개 수험생은 전쟁터 같은 입시 세계 틈에서는 ‘개미’에 불과합니다. 절대 대세와 큰 흐름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때로는 순응해야 합니다. 그 큰 흐름이란 무엇일까요? 크게는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 수험생 분포 2) 원서 경향과 분위기
1) 수험생 분포
수능 성적표는 이미 주워져 있는 결과물입니다. 만약 전체 수험생의 각각의 성적을 알 수만 있다면 원서 영역은 지금보다 덜 비이성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특정 점수를 받은 수험생이 어느 정도일지 추정만 할 뿐 모집단의 정확한 모습을 알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수험생 분포란 국수영탐의 점수 조합과 대학교별 환산점 상의 분포를 의미합니다. 개별 과목별 점수가 아니라 실제 대학 진학에 사용되는 특정 점수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특정 점수 구간에 학생이 몰리거나 비는 상황이 빈번합니다. 물론 앞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이는 누적 등수 문제이기 때문에 비는 경우는 눈에 잘 안 들어오기는 합니다. (수험생들의 점수 분포가 생각보다 예쁜 정규분포가 아닙니다. 그런데 그것들을 조합해놓으면 굴곡이 얼마나 심할까요. 각 과목별 분포도가 궁금하신 분들은 검증된 최고의 입시 전문가이신 ‘한강의 흐름’님의 칼럼을 참고하세요.)
어쨌든 특정 구간의 모집인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본인이 그 구간에 해당한다고 믿는 수험생들이 많으면 구간이 과밀되는 현상도 눈에 종종 있습니다. 원서 지원 직전까지도 버티는 수험생이 많아서 교통정리가 되지 않고 모두가 힘들어합니다. 경쟁자의 수의 영향력은 강력합니다. 누군가는 항전을 각오하고 버티고 누군가는 구간 밖으로 밀려납니다. 밀려 나온 수험생들은 기존 자리에 있던 수험생을 또 다시 밀어냅니다.
그런데 앞선 칼럼에서 밝혔듯 J사에 모든 수험생과 경쟁자들이 들어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J사가 그 규모와 굴곡을 예측하고 ‘합격가능인원’에 반영합니다. 이러한 예측과 반영이 특정 학과에서는 과도하게 많거나 적게 잡히기도 하고, 특정 구간 전체에서는 타이트하거나 널널하게 잡히기도 합니다. ‘업체’이다보니 전체적으로는 살짝 보수적으로 잡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J사가 규모를 잘못 예측하게 되면 결국 입결 상승이나 하락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타이트하게 잡아놓은 것에 비해 들어올 인원이 적으면 당연히 빵이 많아집니다. 반대면 폭이 많아지고요. 실제로 이런적이 있냐고 물으실 수 있는데 2021학년도 대입에서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났고, 매년 몇몇 구간에서 꽤나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학표님의 글 중 <0. 2021학년도 정시 전반적인 분위기[배경] 정리> 중 ‘누백추정의 잘못’을 참고해주세요.)
수험생 입장에서는 본인 구간에 대한 J사의 인원 규모 판단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수험생도 인원 규모에 대해 정보가 없기 때문에 타이트하게 잡혀 있는건지 아닌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그나마 추천드리는 방법은 믿을만한 입시 전문가들에게 발품을 팔거나, 수험생 커뮤니티 분위기를 참고하며 고속 성장 등의 누백 자료를 참고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찾아보아도 어디까지나 추측이고 제한적인 정보일 뿐입니다. 심지어 교차지원 변수까지 있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자들의 수를 헤아리기가 상당히 힘듭니다. 그래서 수험생 개인 입장에서는 결국 수험생 분포와 그에 대한 J사의 데이터에 순응할 수 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렸던 겁니다.
수험생이 운이 좋거나 인사이트가 뛰어나거나, J사의 실수가 명확한 경우에는 빈 공간을 발견하거나 밀집 위험 구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구간 전체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 주도적인 결정이 힘들다는 것이지 학과 간 비교에 있어서는 경쟁자들의 수를 파악하는 것은 유의미합니다. 그 규모가 J사 수치에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모집정원 대비 합격예측분석대상자수와 전체지원자수를 비교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2) 원서 경향과 분위기
수험생 분포가 그 모양이 이미 결정되어 있는 덩어리라면, ‘원서 경향과 분위기’는 그 덩어리가 움직이는 방향성을 의미합니다. 분포에 대한 J사와 입시업체들의 예측을 목격한 수험생 집단의 다수가 본인의 점수를 비관하거나 낙관하면 특정한 원서 경향이 형성됩니다. 짜게 잡히면 하향지원, 후하게 잡히면 소신 및 무지성 원서가 많아집니다. 입시업체 입장에서는 수험생들이 본인 성적을 낙관하는 상황은 최악입니다. 결과적으로 폭들이 속출하고 컴플레인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약간은 보수적으로 잡을 수 밖에 없습니다.
커뮤니티를 눈팅하거나, 친구들과 대화를 하면서 타인의 판단에 동화되기도 합니다. 경제 분위기나 특정 직종 선호도도 반영되고요.(교대의 하락,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의 상승, 전문직 선호도 증가 등등) 전통적으로 수능 난이도도 꽤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는 큰 흐름의 원서 경향이 드러나고 그해 원서 기간 내내 그 흐름에 따라 모의지원 및 예상컷 형성이 이루어집니다. (그 경향을 형성해는 요인이 무엇인지는 별도의 문제고요)
전반적인 그해 경향을 알고 있는 것은 모르는 것보다 반드시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알고 있어도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향 지원이 대두되는 해에 스나 지원자들이 주로 그렇습니다. 어떻게든 구간 안에서 빈 공간을 찾아서 찔러넣어야 하는데, 수험생들이 밀려 내려오다 보니 터질 게 눈에 보이고 빈 공간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약간 빵이 나와도 나까지 온다는 보장은 전혀 없고요. 상위학과가 빵이 날 것 같아도 나는 애초에 그 구간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1, 2칸 등 터무니 없는 칸수에 스나를 하기에는 부담됩니다. 결국 경향을 알고 있어도 본인 주변에는 빈 공간이 없어서 스나는 어렵게 됩니다. 그래서 원서 경향과 분위기에 순응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경향을 읽고 빈 공간을 찾아낼 수도 있겠지만요.
결국 수험생 분포에 대한 예측과 원서경향은 J사에 반영됩니다. 그 주어진 상황 속에서 타계점을 찾아나서고, 조금이라도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수험생의 역할일 것입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풀고 싶은 이야기가 두세 가지 정도 더 있었는데 못 풀었네요. 또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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