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Be Doctor [1059585] · MS 2021 · 쪽지

2021-05-08 22:16:52
조회수 15,802

응급의학과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게시글 주소: https://gaemichin.orbi.kr/00037525614



안녕하세요!


의대생/의대지망생을 위해 진로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 '투비닥터'입니다.

지금까지 신경과, 정형외과, 피부과, 흉부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 내용을 오르비에 공유했었습니다! 이번에는 응급의학과 교수님을 만나 말씀을 듣고 정리해보았습니다.


의학도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신경과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https://orbi.kr/00037525243


<정형외과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https://orbi.kr/00037525280


<피부과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https://orbi.kr/00037525338


<흉부외과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https://orbi.kr/00037525422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https://orbi.kr/00037525528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최석재라고 합니다.

'응급실에 아는 의사가 생겼다'랑 소아응급에 대한 책으로 '우리 아이 응급주치의'라는 책 쓴 책 저자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고요.

최근에는 이제 '유 퀴즈 온 더 블럭' 참여했던게 여러분들이 많이 알아봐 주시는 방송활동입니다.



<응급의학과란?>


응급의학과는 이름 그대로 응급한 질환을 전부 다루는 과라고 생각을 하시면 되는데요.

응급 상황들을 대처를 빠르게 하고 후유증없이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그 초기 처치를 담당하는 게 응급의학과 의사입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로서의 일과는?>


낮밤 상관없이 응급실을 전체로 커버를 해야 되는 거잖아요.

한 응급센터가 있으면 응급센터를 유지하기 위해서 다섯 명에서 여덟 명으로 한 팀이 꾸려져요.

응급의학과 의사들끼리 환자수에 따라서 낮에 한 명 밤에 2명 이렇게 근무하는 데도 있고 낮에 한 명 밤에 한 명 근무 하는 데도 있고 주말에만 두 명 근무 하는데도 있습니다.

일주일 스케줄을 보면 5일이 한 세트인데 첫날 12시간 근무를 하고 나면 다음날 24시간 쉬고 다음날 12시간 밤시간 근무를 하고 나면 그 다음에 72시간(3일) 풀로 쉬고 낮밤72시간, 낮밤72시간 이렇게 반복합니다.

한달에 두 번은 4일 쉬는 게 있어요.



<응급의학과의 장점>


휴식시간이 명확하다보니까 아이들 자라는 것도 다 볼 수 있게 돼요.

요즘은 (코로나때문에) 여행 잘 못가지만 아닐 땐 여행도 갈 수 있어요. 우리 애들이랑 제일 재밌어하는게 별 보러 가는 거거든요. 그런 식으로 애들이랑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게 너무 좋습니다.


근무 시간이 일주일에 40시간도 채우지 않아요.

왜냐하면 밤 근무 가 있고 주말 근무가 있으니까 그걸 좀 더 쳐야 되기 때문에 보통 30시간에서 40시간 사이 다른데 저희 병원 32 시간에 맞춰서 있거든요.

온오프 아주 확실해서 자유 시간이 굉장히 많고 여유로운 과다라는 장점이 있죠.


그리고 지방 병원에서 근무를 해도 별로 어려움이 없어요.

ktx만 닿으면 서울에서도 출퇴근이 가능합니다 .

가족들은 서울에 있고 지방으로 출퇴근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저같은 경우는 지금 집이 하남시인데 수원시에 병원에 있거든요.

근무하고 3,4일 쉴 때 집에 가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스케줄 관리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장점이 많죠.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아무래도 여기서 생활하면서 환자들을 보다 보니까 좋은 기억보단 아무래도 이제 안좋은 기억들이 조금씩 쌓여요.

근데 그런 가운데서도 행복한 일이 몇 개의 생기면 그게 기억에 남거든요.

그냥 감기 증상 같다고 온 20대 젊은 여성 환자 있었어요.

근데 감기 증상이 그냥 기침 만나는 게 아니라 조금 가슴이 조금 바쁘다는 거예요

숨 가쁘다하면 천식인가해서 진찰해봤는데 그런 것도 없는거 같고, 젊은 사람인데 뭐가 있겠어 하고 그냥 약먹고 쭉 보실까요 하려다 숨차다는 말이 자꾸 마음에 걸리는 거예요.

그래서 피 검사 한번 해 보자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심장효소수치가 올라가서 나온 거예요.

그 병원에는 초음파를 볼 수는 없었어가지고 대학병원으로 오셔 드릴 테니까 거기서 검사 조금 더 하셔라 이렇게 하고 보냈어요.

안전하게 보내 드렸는데 그 분이 알고 보니까 심장 주위에 바이러스 염증이 생기면서, 물이 차면서 심낭을 눌러서 호흡곤란이 오는 심근염이었던거에요.


그때 당시에 그 분의 내용이 들어간 책이 '응급실에 아는 의사가 생겼다'라는 책이거든요

그 책을 사인회에서 들고 (환자분을) 찾아뵙었었죠.

어떻게 보면 소 뒷걸음질 치다 잡은거다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그 환자 한 생명을, 큰일 날 뻔 한 생명살린 거니까 보람이 컸죠.

환자분이 그러시더라구요 대학 병원에 실려갔는데 “어떤 선생님이 오셨길래 이거 잡아내셨냐고, 쉽지 않은건데 너무 운이 좋으시다”고 그랬다는 거에요, 민망하지만 그런 일이 있었어요



<응급의학과의 힘든점>


환자가 응급실로 실려 갔다는 건 뭔가 생각한 가능성에 따른 상어보다 높다는 그런 거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돼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심적인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다는 거가 힘든 점이죠.

오토바이 사고 난 환자들을 아무리 열심히 살려고 노력을 했어도 허무하게 젊은 생명들 보는 경우도 생겨서 그럴 때 참…

가스레인지 밸브 안 잠겨 있으면 막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기도 합니다.

유원지 같은데 가서 엄마 아빠랑 애들이랑 잘 놀고 있는데 그걸 보면서 자꾸 분석을 하게 돼요.

‘아 저러다보면 팔 빠질 텐데’

‘아 저기서 저렇게 하면 떨어질 텐데’

안 좋은 케이스들을 계속 보게 되니까 이런 걱정 되고 그런 게 있죠.



<힘든 순간을 버티게 해주는 힘은?>


극복할 수 있는 힘이요?

뭐 그 기억이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 극복하는 게 아니라 지나가는 거죠, 시간이 지나면서 좀 옅어지는 거죠.

근데 뭐 아무래도 아까 얘기했듯이 좋은 경험들도 하나씩 있고 이러다 보니까 혼자 잘 살려서 일으켜서 걸어서 보내는 경우도 한 번씩 생기거든요

그런 것들도 하나씩 쌓아가면서 버티게 되는 것 같아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취득 후 진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되고 나면 보통 이제 인턴 끝나고 레지던트 4년 하잖아요

그다음에 이제 펠로우를 할거냐 말거냐를 결정하구요.

수련병원에서 1년이나 2년 정도 교수직으로 가기 위해서 전임의 과정을 하는 분들이 있고

그렇지 않으면 저같은 경우는 전임의 아예 안 하고 2차 병원으로 바로 나왔거든요.

2차병원 봉직의가 되고나면 봉직의 생활 하게 되고요.


그분들 말고 365 의원 이라 그래 가지고 연휴 휴일 주말 없이 365일 오픈을 하는데 밤 아홉시까지 진료를 합니다.

대신 혼자 할 수 있는 스케줄이 아니니까 두 분이나 세 분이 같이 개업을 공동으로 해서 스케줄을 잡는다든지 하십니다.


이렇게 365 의원 개념으로 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다음에 통증을 중심으로 외래를 여시는 분들도 요즘 몇 분 생겼어요



<AI가 응급의학과에 미칠 영향?>


사실 응급의학과 의사에 역할에서 AI 자체가 대체할 수 있는 거는 사실 좀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IBM 왓슨 컴퓨터가 암에 대한 데이터를 전부 다 넣어 놓고 ‘어떤 치료 방법이 가장 좋을지

약재와 수술을 어디 어디까지 해야 되고 방사선은 어디 어디로 쬐면 됩니다’ 데이터를 주는거죠.


응급의학과에서 그런 걸 보조적으로 도움을 받긴 할거 같은데 응급의학과 의사 자체를 대체하게 되는 거는 쉽지 않은 게 우리가 진단만 하는 과가 아니라 처치를 하는 과기 때문이에요.

AI가 C line을 잡아 줄 순 없고 AI가 intubation 해줄 순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의 역할을 대신해주고 이러기에는 시간이 한참 걸릴 것 같아요.



<응급의학과 전문의에게 필요한 자질>


저는 제 성격을 굉장히 느긋하고 빠른 거를 못하는 성격이라 응급의학과랑 제일 안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밥 진짜 늦게 먹어요

안 맞는다고 생각을 했는데 또 해 보니까 급한 상황에서 판단력 빠르게 하는 것도 의외로 저한테 맞았던 거 같아요.

그래서 나처럼 밥 천천히 먹는 사람도 할 수 있습니다(웃음).

여유를 갖고 꼼꼼히 찾아볼 수 있는 여유가 의외로 있습니다.

물론 초기에 ABC 잡아야 될 시간에는 그렇게 할 수 없지만, 환자 ABC: Air, Breath, Circulation을 잡고나면 그 다음에는 환자 안정화 시켜 놓고 그 다음 거 준비하면 되는 거거든요


손기술이 있으면 좋죠

우리가 슬기가 좀 많아요. 기관삽관이나 그다음에 C line 잡는거나 chest tube 흉관 잡는거나 이런 것들은 경험이 쌓이면서 좀 익숙해지는 면도 있지만 그게 되게 익숙해지지 않는 분들도 간혹가다 있어요.

근데 그거를 잘 습득하는 게 되게 의미가 커요.


그리고 세심하게 내가 뭘 실수하고 있는지 좀 찾아 낼 수 있는 그런 기민함 같은 것도 좀 있으면 좋겠죠.

근데 그런 거는 미리 알 수 없는 거 같아요. 그리고 길러지는거기도 하고. 내가 그 과에 좀 맞추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이런 성격은 하면 안 돼요' 이런 건 없는 거 같아요.



<응급의학과를 꿈꾸는 의대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응급의학과 우리가 처음 접하게 되는 모습은 학생때 부산스러운 모습만 보게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안 좋은 부분은 좀 많이 부각해서 보게 되어 있어요.

근데 꼭 그런 파트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거를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응급환자를 봄에 있어서 응급환자의 초기 바이탈 잡는 것도 있지만 2차병원 나와서는 여유로운 생활도 있다는 장점도 있고 또 외래도 열 수 있는 그런 파트가 있다는 거, 이런 것들을 좀 알고 보면 응급실 보는 것은 좀 달라지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는 한 명의 사회인이에요. 사회인인데 직업을 의사라는 직업을 갖게 된 거지요.

의사라는 것은 내가 직업 활동을 하는게 나한테 생업도 되긴 하지만 봉사활동도 되는 그런 장점이 있는 특별한 직종이에요.

그런데 수련 받고 하다보면 환자한테서 멀어지고 거리를 두게 되는게 생기는데 그거는 좀 지양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좀 더 내가족처럼 설명하고 한 번 더 설명하고 한 번 더 만져보고 이러면 사고도 줄고 환자 만족도 올라간다는 것을 생각하시면서 수련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영상으로 보고 싶은 분은 여기로 오시면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XvoEKFqxQo






더 이야기를 듣고 싶은 과, 영상에 대한 피드백은 댓글이나 tobedoc2020@gmail.com로 메일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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