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을 한다
인스타 계정을 만든지는 이제 4년째지만
비공개이다. 친구도 받지 않고, 아는 이들은 더욱 받지 않는다.
대부분 인스타를 감정과잉, 상상계의 표현욕구로
소비하는 데 반해 나는 나 자신에 대한 보상심리로 소비한다.
분설하면, 이렇다.
누군가 "오늘 직장 떄려치웁니다"라고 글을 쓰면,
대부분의 부모님, 친한 친구들은 이를 말린다.
다시 입사하기의 어려움, 매몰비용의 발생,
그리고 확실한 대안이 있는지 여부까지 물어가며
진심으로 걱정하고 그 답은 "신중히 생각하라"이다.
그런데 온라인에선 이게 좋아요를 받고 추천을 받는다.
"의대 때려칩니다", "이혼합니다" 등도 마찬가지다. 현실에서
권장되는 감정과잉에 대한 통제가 온라인에선 오히려 배척된다.
자극적이고, 극적이기만 하면 소비된다.
상상계의 표현욕구 역시 마찬가지.
맛있는 음식, 어플로 보정된 예쁜 모습, 적절한 노출의 운동하는 영상
등으로 "나 이렇게 사랑받으며 살아요"라고 말한다. 물론 올리는 사람은 모두
1명도 빠짐없이,
"자신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을 싫어하며", "그저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것이지만,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나는,
이런 데서 감정과잉으로 주목받고 싶지도,
만들어진 나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싶지도 않다.
그저,
내가 차마 남들에게 자랑 못했던,
나의 모습들.
괜히 자랑하면 거창하게 보이고,
웃기는 모습이 될까 하지 못했던,
그런 말들
"언론의 현실을 고민하여 이 글을 썼다"
"내가 인터뷰를 했던 이유는, 대중이 주도하는 미디어 재판에 한 마디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거창하지만 어디 쓰기 어려웠던,
그 미표현에 대한
보상심리.
그래서 인스타를 했다.
크다
뭐 이런 것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이유는 내일 아침거리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자신보다 자신의 이웃이 더 잘 사는 것 아닌가에 대한 불안이다"
-버트란드 러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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