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君子 [12091] · 쪽지

2011-10-29 22:44:43
조회수 1,086

<< 수능대박의 전설 >> D-12 (부제: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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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가끔 방문자들이 오면 강아지와 두 마리 닭만 어슬렁거리던 작은 마당이 북적거린다.
그들은 해발 700미터에 고적하게 자리 잡은 내 움막에서 보이는 경치에 감탄을 하며 날 부러워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꿈을 꾼다.
그런데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사실 지금 그들이 있는 곳에 할 일이 많은 사람들이다.

살아가면서 어느 때가 되어야 자신의 할 일을 다 끝내고 미뤄뒀던 삶을 시작해도 되는 때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것은, 누구나 지금의 모습이 결국 제 살고 싶은 모습 아닌가 하는 것이다.

짧은 방문을 끝내고 어둑해진 산길을 내려가던 사람들은 나에게 말한다. 떠나온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나는 속으로 중얼거린다.
차마 버리고 떠날 수 없는 것들을 갖고 있는 당신들은 행복한 사람이 아니냐고.


< 정용주 '나는, 꼭 행복해야 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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