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불안하고 공부가 안되시는 분들을 위한 글
“쌤 오늘 너무 집중이 안 돼요.”
“왜?”
“아 그냥...수능날 갑자기 폭망하면 어떡해요. 나 진짜 이 짓거리 1년은 더 못하겠는데.”
“수능이 갑자기 망하진 않아. 열심히 했으면 잘 보게 돼 있다.”
“아니 그래도... 쌤 집중 너무 안 되는데 재밌는 얘기 좀 해주심 안돼요?”
“재밌는 얘기? ㅋㅋㅋㅋ 그래 너 수학 좋아하니까 맞춤식으로다가 해줄게”
나는 종이 위에 좌표평면을 그리고 y=x 그래프를 그렸다.
“아 뭐에요. 재밌는 얘기 해 준다면서요 ㅠㅠ”
“글쎄 가만 있어봐. 이 그래프 이름이 뭐야?”
“y=x요. 너무 쉽네”
그 다음 그 오른쪽에 새로운 좌표평면을 그리고, 이리저리 끊기고 접히고 꺾인, 못생긴 그래프를 그렸다.
“자 그럼 이 그래프 이름은 뭐야.”
“아 이걸 어떻게 알아요;;; 불연속점하고 함숫값하고 구간별 함수하고... 그런 걸 줘야지!”
“ㅋㅋㅋㅋㅋ그렇지. 자 그러면 두 그래프를 놓고서, 네가 평가원장이야. 둘 중에 뭐가 더 눈길이 가? 뭘 문제로 내고 싶어?”
“당연히 오른쪽 거죠.”
“그래. 이제 x축을 시간이라고 하고, y축을...뭐라고 둘까. 잘나가는 정도?라고 둬 보자.
그럼 이제 이게 인생 그래프야. 자, 아마 사람들은 y=x 그래프를 살고 싶어하겠지.
아니다. 요즘 금수저 은수저 하는데 y절편이 아예 100인 사람들도 있지. 그런 사람들은 아마 기울기도 졸라 클거야. 한 y=100x+100 정도 되려나.
아무튼, 근데 말이지. 사람들한테 두 그래프를 줬을 때, 어떤 그래프를 더 뚫어져라 쳐다보고 더 관심을 줄까. 어떤 그래프가 크게 놓고 봤을 때, 더 주목받는 그래프일까. 크게 보자면 여기저기 끊긴 그래프라는 거야.”
“에잌ㅋㅋㅋㅋㅋ 이건 좀 약 파는 것 같은데요 쌤.”
“ㅋㅋㅋㅋㅋ 맘대로 생각해. 근데 내가 너보다 얼마나 더 살았다고 인생 운운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너보다 입시는 미리 겪어본 입장에서 말해주자면, 수능만큼 불연속적인 인생 이벤트도 없더라고.
수학적으로 말하자면, 보통은 미분 불가능하더라도 연속은 하거든. 근데 이거는 완전히 끊겨가지고 미분도 안 되는 거야. 그냥 하루아침에 저 밑으로 뚝. 그렇게 재수하러들 많이 가지. 물론 갑자기 수능 대박쳐서 저 위로 올라가 있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그런데 좀 많이 착각하고들 있는 게, 만약에 뚝 떨어져 버렸다고 하면 인생 잘못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거야. 왜? 내 미래가 계획한대로 안 풀리니까. 사람이란 게 자꾸 계획을 짜고 그거에 맞춰서 주변 환경을 변화시키려 들다 보니까, 이게 뜻대로 안 되면 패닉에 빠져. 쉽게 말해서, 내 머릿속에는 y=x를 잘 그려 놨는데, 갑자기 예정된 함숫값이 사라졌어. 그럼 얼마나 멘붕이야. 식 자체가 틀린 거잖아.
근데, 살면서 내 뜻대로 일이 따라 줄 리가 없어. 그렇잖아. 운이란 것도 분명 있고 그럼 불운이란 것도 존재하지. 네가 수능장 가다가 교통사고가 날지 벼락을 맞을지 누가 아냐고. 쉽게 말해서, 불연속 게릴라들이 네 주위에 늘 도사리고 있다는 거야.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 함수를 못 세우는데.”
“그럼 구간 나눠서 세워야죠 뭐.”
“이제 말이 좀 통하네. 맞아. 인생 그래프가 한 번에 그려질 거라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지. 그럼 이제 구간 나눠서 그려야 되는데, 그럼 뭐가 필요해?”
“일단 불연속점이 어딘지 알아야 되고...”
“바로 그거지.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우리 인생인 x축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어디냐 하면, 아이러니하게도 높은 함숫값을 갖는 x가 아니라, 불연속되는 바로 그 x값이라는 거야. 거기서 네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너의 인생 그래프가 좌지우지되는 거지.
근데 밑으로 푹 꺼져도 상관은 없어. 위로 솟구쳐도 상관없고. 다만 중요하고 확실한 건, 이런 임의의 함수를 소개할 때 불연속점부터 이야기하듯이, 네 인생을 이야기하고자 할 때 지금 이 시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갈 만큼 귀중하고 소중한 시간이라는 거지.
살다 보면 뜻대로 참 안 되는구나 싶을 때가 종종 있을 거야. 아마 너도 거의 스무 살 먹었으니까 많이 겪어 봤겠지. 그래도 대학교 오면 주변이 소란스러워서 아마 더 많이 느낄 텐데... 어쨌든, 갑자기 인생이 내 뜻대로 안 된다 싶을 때, 아니면 갑자기 어찌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벽에 부딪혔을 때, 상황이 너무 급격하게 변하고 있을 때, 그럴 때마다 정신 가다듬고 생각해봐.
‘예상대로 안 풀리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때다.’ 라고.”
수능 한 달도 안 남았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 붙자 우리 과외돌이
출처 : 페이스북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쉴때 뭐하면서 쉬세요
-
이게 너무 멋있어 보여서
-
재밌는 떡밥을 던져야 하나..? 아님 여캐일러를?
-
이번주 공휴일 자율등원때 평소보다 좀 쉴까 했는데 오늘 컨디션이 급격히 안 좋아졌네요...
-
개꿀팁 있으신분?
-
운동도 하루 1시간, 달달이도 1일 1회로 줄여야될듯
-
모두가 봤으면 하는 꿀팁임 그래서 핫게에 올라가도록 재밌게 쓰고싶음 나도 씹덕글...
-
9월 더프 0
생윤 사문 등급컷이 어케 되나요
-
4000부 판매돌파 지구과학 핵심모음자료를 소개합니다. (현재 오르비전자책 1위)...
-
이게 맞나 중간중간에 국어실모 섞어 주긴 하는데
-
유독 강의 중에 ‘제발...‘ 이라는 키워드 많이 쓰시는 것 같은데 귀여워요
-
기억이 안나네요 10까지 나오는거죠?
-
쪽지좀
-
최저충이라서다행이다
-
지가못해놓고놓고 0
시험지 탓탓
-
머리아프다 2
힝
-
하 진짜 서럽네 9
되는 일이 하나도 없네 맨날 ㅠㅡㅠ 괜찮아... 이제 잘 될 일만 남았어 럭키비키잖아 ?
-
포물선을 n등분하여 모든 구간에서의 속도를 구해 보자
-
수능 수학과 경시수학의 비율은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전범위 가능하니 댓글로 의견...
-
프사 그냥 발인데 이게 야하다고 생각함?이상한 사람들이네....
-
최적T 닮은꼴 1
곽동연 딱 나와
-
이도현이 겹쳐보이노..
-
100일차때 선택과목 바꿈
-
진학사 4
저 수능 만점인데 컷 너무 높게 잡아서 불안해요 ㅠㅡㅠ 퓨우
-
고2 영어 0
매번 모고 한번 2 뜨고 고정 3 떴는데 이번 10월 중순쯤 치는 모고에서 1 맞아...
-
아직 9덮 수학 안풀어봤는데 엄청 어렵다고해서 풀기가 겁나네요 9모 대비 원점수...
-
근데 그거 기다리는 것 보다 일본 가서 보는 게 훨 빠를 듯
-
설맞이 하려는데 다른 수학컨이 너무 많아서 하루에 수1 5문제 , 수2 5 문제씩...
-
수1은 걍 죽어야함 개노잼
-
집에서 본 건 감안해주세요
-
님들은 어떰? 특히 시계 손바닥 방향으로 놓는 사람 그냥 마르고 이쁜 여자...
-
블록체인 트랜잭션 암호화폐 비트코인 정보처리기술 dns ip 등 어쩌고저쩌고 컴퓨터...
-
참ㅋㅋㅋㅋㅋㅋㅋㅋ
-
둘 중 누가 더 많나요?
-
이제 영어 한과목 남았고 지금까지 5과목 봤는데 나머지는 1뜰거 같고 사회만...
-
영감이 떠오르면 다시오겠다
-
수특 문학 문제 2
가 시에서 A에서 B로 가면서 화자의 내적 갈등이 심화되지 않는다고 나와 있는데 왜...
-
실모 푸니깐 작년 영어 70 나오고 올해 6월은 68 9월은 75 나오는데 안정적인...
-
94점이네 으흐흐
-
사실 컨디션 난조 문제.. 오늘 한거 총정리과제 2 day4 독서 문학 수능특강...
-
미문보
-
아니면 그냥 기출 보면서 부족한 개념 채우고 실모만 벅벅 할까요 ?
-
다 끝내는데 며칠정도걸렸나요!!?ㅠㅠ
-
공부를 너무 안해서 올려볼려고요 그냥 매일 올리면서 좀더 발전시키는 용도로 사용하겠습니다
-
20분쯤 걸으면 스카입니다 폰은 죽어 가네요
-
그냥 주제만 윤리고 사실 화법과 작문아님?
-
고1 의대 자퇴 고민 13
안녕하세요 의대가 목표인 17살 고등학생입니다. 공부를 겨울방학 때 본격적으로...
-
만약 함수 h(x)가 역함수가 존재하구 치역이 y<1이라고한다면 아래 사진처럼...
-
?
신선한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갓서울대생이다 진짜...
2015년글 고전...
추천합니다 ㅜㅜ
오우쮓
와우... 소름
와우
누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관악을 보게 하라
역시 서울대는...잘하는 사람들만 가는게 맞네요
진짜 캡쳐해두고 두고두고 읽어볼만한글ㅋㅋㅋㅋ
이걸 이렇게 표현하다니 구구구구대 클라스
와....비유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