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배설물
유명한 시인이 한 말이 있다.
시와 배설물은 다르다고.
아무렇게나 자기생각 찌끄린 문장은,글은
시나 수필이나 설명문이 아닌
감정의배설물,일기장,공책필기이듯이
매스컴 정보의 대부분은
이처럼 정제되지 않은 우리 감정의 생각의 배설물이다.
그 배설행위,배설물이 잘못됐다는게 아니다.
그 배설물을 우리의 성스런 식탁 위에
그릇과 수저로 깔끔히 차려서 다시 섭식한다는게 잘못된거다.
모래에서는 사금만 건지면 된다.
하지만 우리들의 배설물은 순환하면서 우리들의 영양결핍을 낳는다.
제각기 분야에서 우리 모두는 제각기 나름의 좆문가인데
이렇게 서로가 서로의 똥을 주워먹고
때론 성스럽게 식사한다.
근데 최근에는 정보의 건전성을 지향해야 할
언론인,작가들조차 배설행위를 거리낌 없이 하는데
그자체도 원인차원의 문제가 있지만,
현상적으로도 모두가 이들의 똥을 둘러싸고
식사기도를 드린다는게 매우 큰 문제.
매스컴 정보는 정보의 신호등이다.
정보로 들어가는 문이지 그 자체가 정보가 아니다.
( 굳이 분류하자면 데이터(data).. 데이터 간에 연관성(relevance)의 사슬이 입혀질 때, 그리고 그 사슬이 긴밀할 때 비로소 배울 만한 권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정보(information)가 된다. 그리고 그런 정보라야 만이 내 지식(knowledge)으로 만들 가치가 있는 것. 그 지식이 축적되어 통찰력(insigt)이 생기는 것. 가치 있는 정보의 요건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배운 정보는 적어도 그렇다. )
근데 현대인들은 매스컴을 정보로 받아들인다. 큰 문제다.
머릿속에 피상적 정보만 잔뜩 쌓인다. 피상적 가치만 쌓인다.
사람이 편향되게 되고 자신이 많이 안다고 착각하게 된다.
맨날 인터넷에서 사실 서로 다 쥐뿔도 모르면서
너는 논리가 없니 뭐니 싸우는 것이 대표적인 단면이다.
너무 자주 사용돼서 문화로 자리잡은 단어들은
그 단어의 어두운 면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그렇게나 좋아하는 '팩트'
나도 잘 모르면서 나의 모래성을 지지해 줄 만한 링크를 긁어오면 그만이다.
전문가의 말은 내 머리에서 나온게 아니다. 그의 머리에서 나오는거지.
그런데 왜 나는 그의 생각이 내것이라고 여기는 걸까.
언어는 의미를 전달하는 수단일텐데. 나는 그의 언어로 그의 생각을 얼마나 이해했을까?
뿐만 아니다 각종 연구결과 수치적 통계적 자료도 마찬가지다. 내가 그가 될 수 있는걸까?
인용은 정말 철저하게 이루어져야하는데 내가 인용의 자격이 있긴 한건가? 그냥 앵무새다
그리고 우습지 않나? 논리? 무슨 논리를 말하는거지?
내가 논리가 뭔지는 알긴 했던가?
어디서 배운 단어고 언제부터 어떻게 사용하기 시작한거지?
논리라는 단어는 정말 논리를 소상히 따지기 보다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한 공격수단으로 사용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논리탓하는게 코미디 아닌가?
논리가 진리의 지표라면 둘 중 한명은 틀렸다는 말인데
논리라는 단어는 툭하면 튀어나온다.
나에게 옳고 그름을 획정할 수 있을 만큼
나의 수준이 높은 분야가 몇이나 되던가?
하나는 있긴 한가? 내 전공분야에서도 나는 한참 뒤쳐져있다.
그런데 왜 항상 나는 옳은거지?
가치와 사실을 구분하지 못할 만큼 내가 멍청하던가?
"팩트,논리"
나는 왜이렇게 이 단어를 좋아했었지?
이 단어의 화살이 단 한번이라도 나를 향하게 했던 적이 있나?
내가 저 단어를 좋아하는 이유는 나에게 유익해서가 아니였을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나에게 유해한 단어다. 신중해야 할, 되도록 아껴야 할.
이렇게 단어도 남발한다. 추상적 개념어의 남발은 서로에 대한 새로운 갈등을 낳는다.
그렇게 갈등하면서 제각기 자신의 속빈 지적수준에 대한 고집은 견고해져간다.
상대가 틀렸다고 믿고 싶고 나는 맞아야 하니까,
인간은 그다지 일관된 존재가 아니라
내가 맞다고 믿다보면 나중에는 정말 내가 맞다고 생각하게 된다.
믿음이 사실로 변질되는건 무서운 현상이다.
그렇게 허풍이 허언증으로 변질된다.
이렇게 악순환이 일어나는거다.
이게 넷상 자칭 좆문가들 키배의 현실이다.
우리는 너무 많이 알고 있다.
그리고 아는게 얼마 없다. 우리의 앎은
부풀고 맛없는 공갈빵처럼
단단한 것이 누르면 즉시 찌그러질만큼 연약하기도 하다.
매스컴의 생태계에서는 수용과 비판이라는 순환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지방으로 막힌 혈관마냥 말이다.
니 똥을 내 식탁에서 먹고, 냄새나는 내 똥을 예쁘게 포장해서 니 식탁에 들쑤신다.
이곳은 아무도 경작하지 않는 세상. 온통 똥잔치다!
똥은 식탁에 올라선 안된다. 식탁에는 음식이 올라야지
자신의 몸을 위해 진짜음식은
좋은 것만 챙겨먹는 사람들이
머리를 위해서는 아무거나 먹고 아무거나 권유한다.
똥을 마주치면 안된다는게 아니다. 마주치면 피해야하지 않을까.
정보의 비판적 수용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앎에 대한,자신의 앎에 대한 회의가 필요하다.
매스컴을 접한 후에 관심이 생겼다면, 반드시 책을 보자.
야채를 데쳐낸 물이 아닌, 푹 우려낸 깊이있는 정보.
개별 정보 간의 연관이 긴밀하고
더 정확한, 더 건전한 진짜정보들.
이 정보라야만이 그의 말이 아닌
그의 생각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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