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망슈 [721029]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7-01-05 20:17:57
조회수 2,582

노력한 만큼 나오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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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는 애가 있는데 걔는 목표가 의대예요.


정말 성실하고 착한 애예요. 내신이 1.0x. 전체에서 중국어 2단위 하나 틀렸댔어요.



이번에 수시 원서 6개를 다 의대를 썼어요. 엄청난 도박이었죠. 모의고사에서 매번 1등급 3개가 나오는 것도 아니었거든요.

근데 걔는 공부를 열심히 하니까 수능에서 최저를 맞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에요. 근데&…&…


수능에서 3311이 나온 모양이에요. 수학만 2점 더 높았어도 서울대 지균 최저 맞추는 건데 정말 아까웠죠. 수능 끝나고 엄청 울었대요. 지금껏 그만큼 운 적이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12월 16일이 서울대 수시 발표일이었어요. 하지만 늘 그렇듯 조기 발표 했죠. 15일 5시 조금 지나서 전 걔한테 메시지를 보냈어요. 다섯 시 반에서 여섯 시 사이에 수XX에서 조기 발표 한다는 소문이 있으니 확인해 보라고요. 나는 내신도 안 좋고 면접도 잘 못 봐서 되기 힘들 것 같지만 너는 꼭 됐으면 좋겠다고 했어요(진심이었어요. 제가 고려대를 갈지라도 걔만은 서울대 의대 붙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답장이 자기도 면접을 잘 본 것 같지 않고 제가 됐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전 그때 몰랐죠 걔가 서울대 최저도 못 맞출 정도로 수능을 망쳤다는 것을. 나중에 최저도 못 맞췄다는 걸 알게 되니까 미안해지더라고요. 걔가 답장을 보내면서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걔가 보낸 답장을 확인했을 때는 제가 서울대랑 고려대 수시 결과를 이미 확인한 때였어요. 그래서 저는 걔한테 서울대 붙고 고려대는 예비 1번 받았다고 너도 확인해 보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어요. 답장이 안 오더라고요.


지금은 강남대성 들어가서 열공하고 있네요.

걔에 비하면 전 노력한 것도 아닌데 왠지 미안해요. 열심히 안 해서 수능 점수가 안 좋게 나온 것도 아닌데 제가 걔라면 공부하기 진짜 싫을 것 같아요. 의대 고집만 안 했어도 카이스트나 연&·고대는 쉽게 붙었을 텐데 정말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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